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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록스 VO2max 이후의 싸움, 결국 젖산역치를 견디는 능력이다

하이록스 VO2max는 이미 다들 알고 있는 이야기다

어제 필자는 트레드밀에서 인터벌 러닝을 하나 수행했다. 구성은 단순했다.
경사 1.5%를 고정한 상태에서 2분 러닝과 1분 걷기를 8세트 반복했다. 러닝 페이스는 대략 4분 48초 (트레드밀 속도 12.5 km/h) 세트가 진행될수록 심박수는 점진적으로 상승해 마지막 세트에서는 189 BPM 에 도달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지만, 즉시 멈춰야할 것 같은 상황은 아니었다.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다. VO2max가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오늘 필자가 수행한 인터벌이 전형적인 VO2max 인터벌은 아니라는 것 말이다. VO2max 단순히 끌어올리는 훈련만으로 하이록스를 준비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준비해야할끼?
이 글의 목적은 그렇다면 하이록스에서 진짜로 훈련해야 할 능력은 무엇인가라는 설명하는 것이다.

3줄 요약

  • 하이록스 VO2max는 기본 전제일 뿐, 경기력을 직접 가르는 지표는 아니다.
  • 실제 승부는 젖산역치 근처의 높은 강도를 얼마나 오래 견디고 유지하느냐에서 갈린다
  • 오늘 인터벌 훈련은 VO2max가 아닌, 하이록스 실전에 필요한 젖산역치 유지력을 자극한 세션이었다.
하이록스 VO2max보다 젖산역치 유지력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한 인포그래픽. 불완전 회복 상태에서 반복 러닝을 통해 젖산역치(LTHR)를 견디는 훈련 구조, 심박수 누적 상승 패턴, VO2max 대비 LTHR의 실전 중요성, 그리고 McLaughlin 연구를 근거로 한 지구력 예측 요인을 시각적으로 정리함.
하이록스에서 중요한 것은 최대 산소섭취량 자체가 아니라,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도 젖산역치 근처의 강도를 유지하는 능력이다. 반복 세트로 심박 누적을 재현한 인터벌 훈련은 VO2max보다 LTHR 운영 능력을 직접적으로 자극한다.

젖산역치를 얼마나 오래 견디느냐가 승부를 가른다

중요한 점은 이 훈련이 완전한 전력 질주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각 러닝 구간은 숨이 가쁘고 불편했지만, 페이스를 포기할 정도는 아니었다. 회복 구간 역시 완전한 회복과는 거리가 있었다. 심박수는 떨어지긴 했지만, 다음 러닝을 “새 출발”로 시작할 만큼 충분히 낮아지지는 않았다. 즉, 피로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 운동은 예상할 수 있듯이 VO2max를 끌어올리기 위한 훈련이 아니다. 그리고 최근 일련의 하이록스 준비를 하면서 더욱더, 하이록스를 준비하는 데는 이런 훈련이 훨씬 더 중요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하이록스에서 필요한 건 ‘최대치’가 아니라 ‘유지력’이다

VO2max는 심폐 능력의 최대치다. 엔진의 크기라고 해도 좋다. 하지만 하이록스에서 승부를 가르는 건 엔진 크기 그 자체가 아니다. 그 엔진을 얼마나 오래, 얼마나 안정적으로 쓰느냐다. 실제 경기에서는 VO2max에 가까운 강도를 잠깐 찍고 내려오는 구간보다, 젖산이 계속 쌓이는 강도에서 버티는 시간이 훨씬 길다. 숨이 찬 상태가 문제가 아니라, 다리가 무겁고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도 러닝 리듬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오늘 인터벌 훈련이 바로 이 상황을 잘 재현하고 있었다.

오늘 훈련이 건드린 것은 젖산역치다

세트가 반복되면서 심박수는 점점 높아졌고, 회복 구간에서도 완전히 떨어지지 않았다. 이 말은 곧, 다음 러닝을 항상 불완전 회복 상태에서 시작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닝 이코노미 지표들과 체감 난이도 역시 크게 무너지지 않고 유지됐다.

이 패턴은 명확하다.
산소를 최대한 끌어모으는 훈련이 아니라, 젖산역치 근처에서 버티는 능력을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구조다.
숨은 가쁘지만 컨트롤 가능한 상태, 하이록스 경기에서 가장 오래 머무르게 되는 바로 그 강도다.

하이록스 VO2max 이후의 싸움

하이록스 VO2max는 충분조건이다.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그 이후의 싸움은 다른 곳에서 벌어진다. 실제로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일반적인 러닝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젖산이 쌓인 상태에서도 러닝을 이어갈 수 있는지, 스테이션 이후에도 페이스를 회복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진다.

오늘 수행한 인터벌은 바로 그 능력을 점검하고 자극하는 훈련이었다고 본다. 하이록스를 준비하면서 이런 종류의 훈련이 빠져 있다면, VO2max 수치가 아무리 높아도 경기 후반에 무너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래서 다음 이야기는 LTHR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으로 이어진다.
견딜 수 있는 강도를 어떻게 정의하고, 어떻게 훈련에 적용할 것인가.

이때 가장 실용적인 기준이 LTHR, 젖산 역치 심박수다.
VO2max는 수치로 보기는 좋지만, 실전 운영 지표로 쓰기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LTHR은 하이록스처럼 장시간 고강도를 유지해야 하는 종목에서 훨씬 직접적인 기준이 된다.

오늘 훈련은 LTHR 부근에서 시간을 쌓는 연습이었다. 결국 하이록스 VO2max는 출발선에 가깝다.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기록의 차이는 최대 산소섭취량이 아니라, 젖산역치 근처의 강도를 얼마나 오래 견디고 유지할 수 있느냐에서 갈라진다.
오늘 수행한 인터벌 훈련은 바로 그 지점을 건드리고 있었다.

하이록스 경기에서 반복되는 상황은 늘 비슷하다. 심박은 이미 높고, 다리는 무겁고, 완전한 회복은 주어지지 않는다.
그 상태에서도 러닝 리듬을 되찾고 페이스를 이어갈 수 있다면, VO2max 수치와 상관없이 경기는 끝까지 무너지지 않는다.

이제 하이록스를 준비하며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VO2max가 얼마나 높은가가 아니라, LTHR 근처의 불편한 강도를 얼마나 차분하게 견딜 수 있는가다.

p.s: 아래 참고문헌은 VO₂max, %VO₂max에서의 젖산역치(LT), 그리고 러닝 이코노미가 지구력 기록을 어떻게 예측하는지를 비교한 논문이니 참고해보면 좋겠다.

  • McLaughlin, James E et al. “Test of the classic model for predicting endurance running performance.” Medicine and science in sports and exercise vol. 42,5 (2010): 991-7. doi:10.1249/MSS.0b013e3181c0669d